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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포츠칸 & 경향신문, 안승호 기자

<사진출처 : 스포츠칸 & 경향닷컴, 안승호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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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인터넷에서 재밌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파키스탄 야구 대표팀과 몽골의 야구대표팀에 관련된 기사였는데,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위 사진에서 뭔가 어색함 정도는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위 사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파키스탄 대표팀의 한 선수가 더워서인지 바지를 걷어올린 채 타석에 들어선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다. 주심의 제지로 독특한 패션으로 뭔가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국제 대회에서 보기는 힘든 모습이다.


 허나 내막을 알고 나니 이들을 웃음거리로 생각하기보단 이들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A조의 몽골 야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달랑 한 자루의 나무 배트만을 들고 참가했다. 경제가 열악한 몽골의 국내 사정상, 나무 방망이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자주 부러지기 때문에 넉넉히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몽골 국내에선 이런 이유로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몽골 야구 대표팀은 평소에 쓸일이 없는 나무 배트를 써야할 뿐 아니라, 하나뿐인 나무 배트가 부러질까봐 맘대로 스윙도 못하는 처지인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아시아 야구연맹(BFA)은 다른 회원국에 지원을 요청해 다른 참가국으로부터 3개씩의 방망이를 지원받아 몽골 대표팀에 배트를 구해줬다.


 몽골팀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24명의 엔트리를 거의 채워 대회에 참가한 반면, 몽골 대표팀은 경비를 아끼기위해 12명의 선수만을 비행기가 아닌, 열차에 태워 출전시켰다. 수비 시 야수만해도 8명이 필요하고 투수의 수까지 고려해보면(몽골은 이번 대회에 한명의 투수만 출전한다고 합니다..) 몽골 대표팀은 부상자가 생기게 된다면 그야말로 큰 타격을 입게되는 백짓장 엔트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파키스탄 야구 대표팀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인데, 파키스탄은 얼마 전부터 한국과 BFA 등에서 지도자와 장비를 지원받고 있다. 허나 역시 열악한 사정으로 새 장비가아닌 한국에게 지원 받았던 헌 장비를 들고 참가했으며, 역시 18명의 선수밖에 데리고 오지 못했다.


 허나 그들은 지난 13일 홍콩과의 경기에서 땅볼을 치고 1루에서 레그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등의 열의(?)를 보이며 역전승을 거두었다.


 한 때 MBC 무한도전에서 봅슬레이 특집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비인기 종목인 봅슬레이라는 스포츠의 힘든 상황을 보여주고, 국민들에게 톡톡히 봅슬레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켜주었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과 몽골, 파키스탄의 야구 대표팀을
놓고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봅슬레이 대표팀은 일본 팀의 봅슬레이를 빌려 대회에 참여했고, 드라이버는 한명뿐이어서 대표 선발전에 모든 팀에 같은 드라이버가 참가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밴쿠버 올림픽에선 대표팀은 25개의 팀중 2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민 누구도 이들을 패배자라고 손가락질 하지 않았다.


 여러부분에서 한국의 봅슬레이 대표팀과 몽골, 파키스탄의 야구 대표팀은 공통점을 갖는다. 이 점을 담아두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비록 그들이 한국 대표팀에게 콜드게임으로 패배하고, 120km의 아리랑볼을 던지고, 중학생 수준의 야구를 한다해도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이라면 이들을 비웃기보단 따뜻한 응원 한마디를 전해줘야 하지 않을까.

 참고 : <아시안투데이 조한진 기자 기사, "'AG야구 약체' 몽골·파키스탄·홍콩, 열정은 메이저리그급">